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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방사성 붕괴' 간파하기

아마 이과 계열이 아닌 사람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학 교육 과정에서 화학이나 물리학 분야를 전공하는 사람에게는 최소 한 번쯤은 거쳐가는 중요한 개념이며, 여럿 입시 시험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오늘은 이 '방사성 붕괴'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보려 한다. 처음 접할 때는 마냥 복잡하고 어려운 컨셉처럼 보일 수 있는데, 알고 보면 굉장히 간단하다.

먼저, '방사성 붕괴'를 이해하려면 정의를 알고 있어야 한다. 영어로는 radioactive decay라고 불리며, 즉 "불안정한 원자핵이 방사선 방출을 통해 붕괴하면서 안정된 상태로 가는 것"을 뜻한다. 이것보다 더 정확하고, 디테일하게 뜻을 정리할 수 있지만, 편리함을 위해 일단 이렇게 두겠다. 그리고 이 방사성 붕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알파 붕괴(alpha decay), 베타 붕괴(beta decay), 감마 붕괴(gamma decay). 추가로 베타 붕괴에는 양전자 방출(positron emission)과 전자 포획(electron capture)이라는 과정이 있다.

α-입자(알파 입자)라고 하면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데, 러더퍼드(Rutherford)의 알파 입자 산란 실험이라 하면 많이들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 수준 기본 화학 커리큘럼의 등장하는 인물으로서, 러더퍼드는 1911년에 알파 입자를 얆은 금박 포일에 쏘고 충돌하면서 휘어지는 양을 측정하는 실험으로 유명해지게 된다. 여기서 많은 알파 입자가 산란되지 않고 그대로 통과하는 반면, 몇몇의 입자들은 여러 가지 각도의 방향으로 산란되는 현상을 러더퍼드는 발견했다. 그러고 그는 원자의 내부가 대부분 빈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결과를 포함하여, 인류에게 처음으로 원자핵 및 양성자의 존재를 발표하게 된다. 여기서 말한 알파 입자는 헬륨의 원자핵을 뜻한다.

러더퍼드의 당시 실험을 재현한 모형

그래서 이 알파 입자가 나오는 과정을 '알파 붕괴 과정'이라고 한다. 결과는 중성자 두 개와 양성자 두 개로 이루어진 알파 입자가 탄생하는 것이다. 예시로 밑에다가 이를 표현한 반응식을 써놓겠다.

알파 붕괴

베타 붕괴는 비교적으로 조금 복잡하다. 원소는 중성자와 양성자의 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조합이 불안정할 경우, 원자핵들은 안정해지기 위해 방사성 붕괴를 진행한다. 양성자의 수가 더 많은 것은 양성자 수가 줄어들도록 할 것이고 중성자의 수가 더 많은 것은 중성자 수가 오히려 더 늘어나도록 할 것이다. 양성자의 수가 더 많을 시, 양전자 방출과 전자 포획이 있다. 양전자 방출은 양성자가 붕괴하여 중성자, 양전자, 중성미자가 방출되는 과정이다.

양전자 방출

전자 포획은 흔히 역 베타붕괴라고도 불린다. 양전자 방출이 불가능할 경우 전자를 핵으로 포획하여 중성자와 중성미자를 방출하는 현상이다.

전자 포획

중성자의 수가 더 많을 경우, 이는 전자를 방출하는 과정이다. 중성자가 붕괴하면서 양성자와 전자, 반중성미자를 내놓는다. 이것을 음의 베타 붕괴라고 일컫는다.

음의 베타 붕괴

마지막으로 감마 붕괴라는 것이 있다. 붕괴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원자번호와 질량수 변화가 없고 원자핵도 그대로이기 때문에 굳이 붕괴라 하기도 좀 애매한데, 다른 방사 붕괴와 함께 일어나는 현상이라 해서 붕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원자핵 안에 핵자들은 전자들처럼 특정 에너지 준위에 맞는 궤도에 따라 움직이는데, 에너지를 추가로 받아서 들뜬 경우, 안정화되기 위해 저준위 상태로 떨어진다. 이로 인해 매우 높은 에너지의 빛(광자)을 방출한다. 이것을 감마 붕괴라고 한다. 

감마 붕괴

이걸로 정리를 마친다. 이과 계열이 아닌 사람도 최대한 알아듣기 쉽도록 설명해봤는데 잘 됐는지 모르겠다. 필자도 대학교에서 방사성 붕괴를 처음 들었을 때 뭔 이런걸 다 배우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물리학과 화학의 중요한 요점을 짚고 넘어가는 부분이어서 이것을 완전히 파악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었다. 그러니 시작이 어려울 수 있어도, 계속 읽고 공부하면 터득이 가능한 개념이다. 비록 문과 계열 쪽에겐 큰 쓸모가 없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냥 알고만 있어도 좋은 지식이라 생각한다.